나는 기댈 데 없이 살아온 사람이다. 동아리가, 음악이, 예술이, 과학이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지만 나는 사실 단 한 사람을 찾아왔던것이다. 영화에서나 나오는 온전한 믿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으며, 그 젖은 믿음을 꽉 끌어안아서 물이 뚝뚝 떨어져서 바지자락이 다 젖어 살이 부어올라도 그저 그 채로 땅을 딛고 서있었던 것이다. 그것이 내가 찾아왔던 그 한 사람에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 일인지,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지 최근 깨달았다. 호텔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다. 배관을 돌보고 예방 정비를 하며, 엘리베이터를 오르내리며 문제를 처리하는 건 흡사 호텔시설 타이쿤을 하는 기분이 든다. 나름의 성취감이 있다. 하지만 함께 호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전해 받는 감정 소모는 생각보다 더 피로하다. 호텔 시스템..